얕은 잠의 상태는 창의력을 높여준다?

만약 독창적이고 창의력 넘치는 아이디어를 갖고 싶다면, 잠을 좀 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는데....선잠을 자보면 효과가 더 좋을지도.....

특히, 수면과 각성 사이를 떠도는 단계, 이른바 수면 초기 단계에서는, 창조적 사고가 커진다는 것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는데, 얕은 잠의 상태는 꿈을 꾸기 쉬워지는데, 이 꿈이 창의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 수면 초기 단계(입면기)와 창의성

발명왕 에디슨은, 뭔가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손에 금속 공을 든 채 낮잠을 잤다고 전해진다.

점점 잠에 빠져들기 시작하면, 손에서 힘이 빠져 공을 떨어뜨리고 만다. 그러다가 문득 눈을 뜨면, 깨어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뛰어난 아이디어를 번뜩인다는 것이다.

사실 수면과 각성 사이의 경계에는, 창조적 아이디어를 번뜩이는 마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마법은 꿈이다.

잠에는 여러 단계가 있고, 그 중에서도 막 잠들 때인 N1(옅은 논렘 수면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상태)이 되면, 인간의 창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확인.

 


■ 꿈의 잠재적 능력을 이끌어내는 장치 개발

꿈이 가진 잠재적 능력으로, 창조적 아이디어를 배울 수 있는 파워를 이용하기 위해, MIT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것이 꾸고 싶은 꿈을 꿀 수 있는 도미오(Dormio)다.

이 손에 장착하는 장치는, 손가락 근육이나 심박수 등의 상태에서 그것을 차고 있는 사람의 수면 스테이지를 체크할 수 있고, 착용자의 수면 상태가 "N1"이 되면 연동돼 있는 스마트폰 앱이 미리 정해진 주제의 꿈을 꾸도록 음성으로 유도해 온다.

그로부터 몇 분 후, 착용자가 다음 수면 단계로 넘어가면, 앱은 착용자를 깨워 지금 꾸고 있던 꿈을 보고하게 하는데, 그 성능은 확실한 것으로, 도미오가 실제로 꾸고 싶은 꿈을 꾸는 데 유효하다는 것이 실증되고 있다.

 


■ 도미오로 특정 꿈으로 유도함으로써 창의력 향상

"Scientific Reports"(2023년 5월 13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에서는, 도미오를 이용해 꿈을 꾸면 정말 창의성이 향상되는지 살펴보고 있다.

실험에서는, 49명의 참가자가 4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조건을 바꿔가며 타깃 드림 인큐베이션(꾸고 싶은 꿈 부화법)을 실시해,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이 관찰됐다.

예를 들어, 한 그룹은 도미오를 착용하고 45분간 잠을 자라고 지시받았고, 도미오는 나무에 관한 꿈을 꾸도록 유도하므로, 참가자들은 눈을 뜨면 꿈의 내용을 보고하고 다시 잠든다(제한시간 내에는 이를 반복한다).

또 다른 그룹은, 똑같이 도미오를 켜고 잤지만, 나무 꿈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도록 유도됐다.

나머지 두 그룹은, 45분 내내 깨어 있었지만, 한 그룹은 그동안 나무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고, 다른 한 그룹은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도록 지시받았다.



이 수면 세션 후, 각각의 참가자는 나무에 얽힌 창조적인 이야기를 그리도록 지시(스토리텔링 과제) 받았는데, 이것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읽어주고 이야기의 창의성을 평가받는다. 그랬더니, 도미오로부터 나무 꿈을 꾸도록 유도된 그룹이 가장 창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또 잠만 자는 것만으로도 창의성이 향상되는 것 같았고, 잠을 자면서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도록 유도된 그룹은, 깨어 있던 그룹보다는 창의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 도미오로 창의력이 약 80%나 향상됨

나무의 꿈을 꾼 그룹은, 다른 창의성 테스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러한 테스트는 예를 들면, 나무의 창조적인 사용법을 가능한 한 많이 생각하거나, 제시된 명사에 이은 동사를 생각하는 것이다(이러한 창조적 사고를 "발산적 사고"라고 한다).

이 같은 결과를 종합하면, 꾸고 싶은 꿈 부화법으로 나무꿈을 꾼 그룹은, 생각을 관찰한 그룹보다 43%, 잠을 못 잔 그룹보다 78% 창의성이 높았다.

또 나무꿈을 꾼 그룹에서도, 꿈을 꾼 횟수가 많을수록 창의성 높은 이야기를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런 사람들은 꿈에서 본 내용을 이야기에 많이 담아냈다고 한다.

또 다른 창의성 지표 "의미적 거리" 성적도 올랐다.

의미적 거리란, 두 단어나 개념의 의미가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것. 예를 들어, 엄마, 아빠, 개구리라는 세 단어의 뜻을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엄마와 아빠보다는, 엄마와 개구리가 다를 것이다.

의미적으로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창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잠든 사람은 역시 이 점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잠이 들 때, 뇌가 깨어 있을 때는 연결하지 않는 개념을 결합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한다.

 


■ 웹 버전의 도미오로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다

또한, 선잠에서 꾸고 싶은 꿈을 꾸고 창의력을 높이는 방법은 도미오를 사용하지 않아도 시도해 볼 수 있다.

웹판 도미오(영어)는 타이머식으로 돼 있어, 꾸고 싶은 꿈을 미리 녹음해둠으로써, 잠이 들었을 때쯤 꾸고 싶은 꿈으로 유도해 준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창의력을 더 발휘하고 싶은 사람은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꾸고 싶은 꿈으로 이끄는 방법을 렘수면과 같은 또 다른 수면 단계에서 응용하는 방법이나, 악몽 등의 치료에 사용하는 방법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