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대상을 1~12세로 확대하기로 네덜란드 정부가 결정

에른스트 카이퍼스 네덜란드 보건장관이, 말기 질병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고통받는 1세에서 12세 어린이의 생명을 의사가 적극적으로 끝낼 수 있도록 규제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는, 의사 헬트루이다 포스트마가 반신마비에 시달려 여러 차례 침대에서 굴러 떨어져 자살을 시도한 친모를 모르핀으로 안락사시킨 "포스토마 사건"을 계기로 특정 조건이 충족된 사람의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률이 만들어져 있다.

이 법에서는 12세 미만 환자에 대한 안락사는 불법이었지만, 1세 미만 어린이에 한해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있어 부모의 동의를 얻는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안락사를 허용하는 가이드라인이 제정되어 있는데, 이 규칙은 2005년에 발표된 플로닝겐 프로토콜이라는 의정서가 정하고 있다.

이번에 시행되는 수정에 의해, 만 1세부터 만 12세까지의 어린이로 위 원칙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데, 새로운 규칙은 2023년 후반부터 도입될 예정.

플로닝겐 프로토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한데, 네덜란드 보건부 위탁으로 2019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같은 해 사망한 다수의 어린이들의 사인이 조사되고 있지만, 의사가 의도적으로 죽음을 앞당긴 경우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치료 불가능한 뇌종양을 가진 어린이가 임종 직전 구토나 고함소리, 발작을 일으킨 사례와, 하루에도 수십 번에서 수백 번의 발작을 일으키는 간질 어린이 사례가 확인되고 있으며, 일부 어린이나 가족이 고통을 겪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소아에 대한 완화 케어 제공 방법을 개선하는 동시에 이러한 극단적인 경우에서 안락사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규제를 변경할 것이 제언되었다.

다만, 네덜란드에서는 플로닝겐·프로토콜을 "미끄러운 경사면"으로서, 즉 "한번 인정하면 적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위험한 원칙"으로서 간주하는 의견도 있어, 논의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2007년 이후, 1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처치가 이루어진 증례는 2건밖에 보고되지 않았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연간 510명의 어린이들이 적용 범위가 확대된 플로닝언 프로토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처치는 아이들의 "마지막 선택지"로 마련되며, 아이의 절망적이고 견디기 힘든 고통을 끝내기 위한 유일한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인정된 경우에만 사용.

 


다만, 플로닝언 프로토콜에는 의사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 충분히 기재되어 있지 않아, 의사가 처치의 실행에 소극적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보고도 이루어지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대학 교수 수잔 반 데 바솔스트는 "제안된 규칙은 충분히 명확하지 않으며, 이 조치를 함으로써 소추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의사들이 주저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주장.

카이퍼스 보건장관은 "이번 변경으로 네덜란드 가족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복잡한 문제로, 매우 비참한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관계자 전원과의 집중적인 협의 결과, 말기 아이들, 그 부모님, 그리고 의사를 도울 수 있는 해결책에 도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